중동의 맹주 사우디 아라비아가 '테러 지원'을 이유로 카타르와의 국교단절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핵심 목표는 역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외교노선을 취하고 있는 카타르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위원이었던 안보 전문가 브루스 리델은 6일(현지시간) 디펜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리야드(사우디 수도)의 목적은 카타르의 레짐 체인지인 듯 보인다"고 말했다. 미들이스트아이(MEE) 역시 사우디 등 걸프 국가들의 일사불란한 카타르 국교단절 선언의 목표가 카타르 레짐 체인지에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사우디와 이집트 언론매체들 역시 공공연히 카타르 정권교체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사우디는 카타르가 이란의 정치적 위상을 인정하는 노선을 취하고, 이집트 군사정권의 탄압을 받고 있는 무슬림형제단 단원들의 망명을 허용하며, 알자지라 통신을 통해 중동의 민주화와 개혁 등 껄끄러운 문제들을 제기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특히 카타르가 중동지역에서 시아파 종주국 이란을 인정하는 행보로 이슬람의 오랜 수니-시아파 대립구도를 흔드려는 것에 분노를 숨기지 않아왔다.

여기에 지난 4월 카타르 정부가 이라크와 시리아의 무장조직에 납치된 자국민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이란 정부를 통해 10억 달러의 몸값을 지불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와 지난 5월 트럼프가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반이란 노선을 촉구한 것이 이번 사태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카타르와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걸프문제연구소의 설립자인 알리 알 아흐메드는 6일 러시아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군이 카타르 국경지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사우디가 (카타르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전면적인 카타르 침공이 벌어질 수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사우디가 예멘에서 폭격작전을 줄이고 있는 이유도 카타르 공격을 위해 전력을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미국의 위기컨설팅 기관인 유라시아 그룹 역시 카타르의 "쿠데타 리스크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카타르 리더십 변화는 현지에 있는 미군기지의 미래를 불안하게 할 수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