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발생한 대형 차량 폭탄 테러 사망자가 90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460여명.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테러는 전날 오전 8시25분쯤 카불 시내 잔바크 광장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곳은 대사관 단지와 외교 공관이 밀집한 지역이다.

사망자 가운데 최소 11명은 현지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아프간 경호원들이며, 독일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아프간 경호원 1명도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에는 11명의 미국 국적자도 포함됐다. 미국과 독일 대사관 외에 프랑스·인도·터키·일본·아랍에미리트(UAE)·불가리아 대사관에서도 창문이 깨지는 등 피해가 접수됐다.

BBC는 기자들이 탄 차량을 몰던 아프간 국적의 운전수가 이번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기자 4명은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방 대사관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차량은 1.5톤에 달하는 폭발물을 실은 급수차(water tanker)다. 폭발 지점 인근에는 폭발력으로 인한 7m 깊이의 구멍이 생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교의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 동안 테러가 발생한 것을 두고 "모든 민간인의 적인 테러리스트의 잔인한 본성"이라고 비판했다. 독일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무장관도 "비열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아랍권 방송사 알마야딘TV에 따르면 IS는 사건 발생 후 몇시간 뒤 배후를 자처했다. 아프간 정보당국이 의심했던 탈레반은 트위터를 통해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