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신임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강경화 유엔(UN) 사무총장 정책특보(62)가 지명된 것과 관련,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문제 등 향후 양국관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기울였다.

요미우리신문은 22일자에서 강경화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한국 헌정사상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의 재협상 의사를 밝힌 사실을 들어 "강 후보자가 그 선두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NHK도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일본과 한국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와 정상들이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키로 합의"했다고 전하면서도 위안부 합의 이행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을 이유로 "강 후보자의 외교 수완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 양국이 지난 2015년 12월 이뤄진 위안부 합의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不可逆)인 해결"을 확인한 만큼 양국이 이를 "착실히 이행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본 측은 당시 합의에 따라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화해·치유재단)에 10억엔(약 100억원)을 출연하는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만큼 이젠 한국 측이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의 철거·이전 등을 통해 '성의'를 보여야 할 때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합의 당시 한국 측이 위안부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는 이유로 그 철거 또는 이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취임 후 첫 통화에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해 재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일본의 보수 우익을 대변하는 산케이신문은 강 후보자가 비(非)외무고시 출신인 점 등을 들어 "한국 여성으로선 '최초', '최고'란 직함이 따라다녔다"고 소개하면서도 "딸의 2중 국적 문제가 있어 보수 야당 '자유한국당'이 문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