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역내 국가들 사이에서 잠수함 확보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이 영유권을 놓고 각축을 벌여온 남중국해 분쟁이 '잠재적 뇌관'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각국의 첩보 활동도 늘면서 바닷속에서 은밀히 운행하며 분쟁국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이 각광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방부는 현지에서 열린 해양 무기 전시회에서 아시아 지역의 잠수함은 현재 200대 수준이지만, 8년안에 250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의 조선사인 오스탈(Austal)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무기 판매를 담당하는 브렛 리드는 “아시아에서는 현재 세계 어떤 지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잠수함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해군은 잠수함을 운용하는(prosecute)것은 물론 찾아낼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최근 잠수함을 구입한 나라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최근 독일의 군수업체인 티센크루프에서 잠수 함 두 대를 구입했다. 싱가포르 국방부는 이에 대해 이 잠수함은 현대적 전투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더 조용히 움직일 수 있는 추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FT는 전했다.

주변국들과 심각한 해양 분쟁을 겪지 않는 태국 군부도 잠수함 구입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달 3억9000만 달러(약 4387억 5000만원)를 들여 중국산 잠수함 석대 가운데 첫 대를 들여오는 내용의 무기 구매계약을 승인했다. 한국과 호주,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도 잠수함 편대(submarine fleets)를 더 확대하고, 근대화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미얀마도 최근 잠수함 구매 계획을 공표하는 등 잠수함 군비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FT는 전했다. 미얀마 군부의 민트 뉴(Myint Nwe) 국방차관(소장)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이웃국가들이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잠수함을 원한다”고 말했다.

아세안 10개 나라가 보유한 잠수함은 16대에 달하며, 이 중 절반 가량을 베트남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 역내 잠수함 확보 경쟁에서 멀찌감치 앞서가는 나라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이 보유한 잠수함은 지난해 현재 62대에 달한다. 하지만 2020년 말까지 잠수함 편대를 78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FT는 미국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스웨덴의 군수업체인 사브의 롭 휴슨은 FT와 인터뷰에서 “잠수함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등 대응능력을 확보하는 일은 현재 이 지역에서 매우 뜨거운 현안”이라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역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사브도 인도의 잠수함 현대화 프로젝트에 상당한 관심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무기 전시회에 참가한 애널리스트들과 무기계약자들은 이러한 잠수함 군비 경쟁의 위험을 경고했다. 바닷 속에서 은밀히 움직이며 무기를 원거리에 투사하는 잠수함은 아시아의 바닷길을 위협하며 항행의 자유를 중시하는 각국의 정책 당국자들에게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