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이 제기한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처분의 효력정지 결정에 대한 항고가 기각됐다.

대구고법 행정1부(부장판사 성수제)는 2일 경북교육감이 1심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항고에 대해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문명고 학생들은 정책의 유지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수업이 진행돼 받게 된 심리적 불안감이 있고 다른학교 학생들과 다른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동일한 입시를 치러야 하는 불안정한 지위에 있다"며 "문명고 학생들의 불이익한 결과는 회복되기 어렵고 금전으로 쉽게 보상할 수 있지 않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경북교육청은 "효력정지 신청이 학생이 아닌 학부모에 불과해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에 관한 법률상 이익이 없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이 없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문명고 만을 연구학교로 지정·운영함으로써 연구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고 효력정지로 공익에 중대한 해를 입힐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국정교과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초 계획대로 하는 것이 중대한 공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 신청인 자격에 대해서도 "헌법에서 유래하는 신청인 학부모의 자녀교육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이 확정되면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운영은 문명고 학부모들이 제기한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소송' 판결 확정 때까지 국정교과서 사용한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

문명고의 학부모들은 지난 3월2일 경북도교육청을 상대로 '역사교육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 신청'과 함께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 소송'을 대구지법에 냈으며 대구지법은 같은달 17일 '문명고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국정 역사교과서는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