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금융위기 등 최악의 대외 상황에 직면했던 이전 대통령과 비교해도 부끄러운 지지율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 지지율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졌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와 수니파 급진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군사적 대응에 나선 것.

미군은 지난 6일 시리아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향해 59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쐈고, 13일엔 아프가니스탄의 IS 시설을 겨냥해 GBU-43/B 폭탄을 투하했다. 또 최근에는 주력 핵 항공모함인 칼빈슨호를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시키겠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과시는 '안보결집효과(Rally Round the Flag Effect, 랠리효과)'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랠리효과는 전쟁이나 국제적 위기를 겪는 동안 미 대통령의 지지율이 단기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대표적 사례는 9.11테러이다.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 테러 직후 급등했다. 갤럽에 따르면 9월 10일 51%였던 지지율은 15일엔 85%로 뛰었고, 이보다 일주일 뒤엔 역대 최고인 90%를 기록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뒤 버럭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6%포인트(p)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랐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폭은 미미하다. 지난달 말 43%에서 이번주 50%로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기관 라스무센의 조사가 있긴 하다. 하지만 갤럽조사에선 3월 말 35~40%에 속했던 지지율은 41%를 기록했다.

상당수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상황이어서 랠리효과가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부정평가는 50%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마리스트대학 여론조사 연구소의 소장 리 미링고프는 외신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사령관으로서 중요한 시험을 치르고 있다"며 "랠리효과보다는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더십을 보여주길 여전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