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국이 한반도 해역에 전개하기로 한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함이 그간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19일 알려지면서 한반도에는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칼 빈슨함은 지난 15일 싱가포르의 남쪽인 인도네시아의 순다해협에 위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은 북한 민족 최대의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105주년이었다.

이에 북한은 태양절 10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여러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공개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튿날인 16일에는 탄도미사일을 1발 발사하는 등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도 했다.

이를 억지하려고 했던 미 핵항모가 사실은 한반도 근처에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칼 빈슨 항모강습단을 이끄는 제임스 킬비 해군 소장이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의 배치가 30일 연장돼 한반도 연안에 위치하게 됐다"고 밝힘으로써, 칼 빈슨함이 이르면 다음주 한반도 해역에 도착한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오는 25일은 인민군 창건일 85주년으로 북한이 6차 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만큼 칼 빈슨함이 재전개 된다면 긴장감은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이지스함인 시닝(西寧)은 최근 한반도 주변의 서해에 출동해 첫 실탄훈련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무기 폭발로 인한 유사 상황까지 대비한 훈련을 한 사실도 전해져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게다가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주일미군 요코스카 기지의 미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 올라 대북 경고 메시지를 재차 발신했다.

펜스 부통령은 특히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때까지 동맹국, 그리고 중국과 함께 북한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이로써 오는 25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CSIS의 통일전문 웹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의 통계 예측 자료를 근거로 한국의 대통령 선거 약 2주전부터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8년 이후 한국의 대선과 총선을 전후로 일어난 북한의 무력 도발을 통계화한 CSIS 자료에 따르면 김일성 정권은 평균 10주, 김정일 정권은 평균 11주만에 도발을 감행했다.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이 기간이 더욱 짧아졌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