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에 대해 집중 비난을 퍼부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자신은 보안도 되지 않는 비공식 개인 휴대전화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백악관 선임고문과 대변인 등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들 역시 백악관 공식 이메일이 아닌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백악관은 또 정보 유출을 우려한 나머지 일부 직원들에게 이메일 대신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AP통신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보안 아이폰으로 전화를 교체했지만 지난달 말까지 여전히 보안이 되지 않는 기존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이용해 트윗을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또 최근 뉴스위크의 보도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스티브 배넌 수석고문, 캘리언 콘웨이 선임고문, 숀 스파이서 대변인 등이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의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무장관 재직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에 대해 집중적인 비난을 퍼부었었다.

AP통신은 또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이 백악관에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트윗을 보관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백악관 측은 이에 동의를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삭제됐거나 수정된 것들도 모두 기록물에 포함된다.

데이비스 S. 페리에로(David S. Ferriero) NARA 청장은 지난달 30일 클레어 매카스킬(미주리)과 톰 카퍼(델라웨어) 등 2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백악관 측이 자신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트윗을 보관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NARA 측은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트윗 등 대통령의 교신 내용은 역사로 보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백악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리에로 청장의 서신에 따르면 NARA 관계자들은 지난 2월 2일 백악관 측에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에 대해 브리핑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페리에로 청장의 서신에는 백악관이 어떤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관리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를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우 대통령의 트윗을 자동 보관하는 시스템을 가동시켰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기록 보관에 대한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한 이들은 매카스킬과 카퍼 의원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윗을 지우거나 변경하는 일을 되풀이 하는 것을 보면서 트윗 기록 보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또 돈 맥건 백악관 수석 변호사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백악관이 정보 유출을 우려한 나머지 일부 직원들에게 이메일 대신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는 백악관 공식 트위터와 개인 트위터는 모두 언론계 및 정가에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0일 백악관 취임 직전 자신의 개인 트위터를 이용해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으로서 위대한 미국 국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는 당시 “영광스럽다”라는 영어표기를 “honored”가 아닌 “honered”로 잘못 표기했다. 잘못 표기된 표현은 얼마 뒤 “honored”로 수정됐다가 나중에는 아예 삭제됐다.

NARA는 트럼프의 트윗에 대해서는 분명한 기준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용 기록에 대해서는 어떠한 기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매카스킬과 카퍼 의원은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사용해 짐 매티스 국방장관과 통화를 할 경우 그 기록이 보관이 되는지를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안 아이폰으로 전화를 교체했지만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고 여전히 보안이 되지 않는 기존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이용해 트윗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