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해 내려졌던 가축 이동제한이 청주의 한 돼지농장에서 처음으로 조건부 해제됐다.

농장 간 이동 금지가 발동한 지 14일 만이다. 이 농장은 24일 오전 다른 번식농장으로 돼지를 출하할 계획이다.

청주시는 23일 청원구 북이면 대길리의 한 농가에서 키우는 돼지의 출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농장은 지난 22일 돼지 647마리를 흥덕구 옥산면 소로리의 번식농장으로 옮기기 위해 신청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날부터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시·군의 농장 간 이동을 조건부로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농림부는 돼지 사육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식용 돼지의 출하 길이 막힌 데다 밀식 사육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충북도 축산위생연구소에 구제역 혈청 검사를 의뢰했다. 돼지를 출하하려는 농장은 사전 방역관 임상 관찰과 백신 항체 60% 형성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검사 결과 구제역 항체가 제대로 형성됐고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야외 바이러스(NSP) 항체도 검출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임상 관찰뿐 아니라 혈청 검사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와 이 농장의 돼지 출하를 허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충북도는 농림부 지침에 따라 지난 9일 우제류 가축 이동제한 명령을 발동했다.

이때부터 소와 돼지 등 우제류의 외부 반출과 관련 차량 등의 농장 출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농림부는 이동제한을 오는 26일까지 연기했다. 과거 포천과 연천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1개월 이상 남아 있는 사례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한 조처다.

한편 충북에서는 지난 3일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을 시작으로 보은 지역 7개 소 농장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돼지 구제역은 발생하지 않았다.

구제역 발병 또는 예방적 살처분된 한·육우와 젖소는 14개 농장, 986마리에 달한다.

구제역 발생 농장과 사료 운반 차량 출입 등 역학관계가 있는 도내 농장은 429곳이다. 방역 당국은 이 중 254개 농장을 능동 예찰 대상에서 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