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 방침이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인 데이터혁신센터의 조슈아 뉴 정책 연구원은 의회전문지 더힐에 '연방 정부의 데이터는 왜 사라졌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정보공개 웹사이트를 사실상 폐쇄한 트럼프 행정부가 '위험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백악관 정보공개 웹 사이트(open.whitehouse.gov)는 현재 '텅 비어있는' 상태다. 이 곳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난 2009년 '열린 정부 지시'에 따라 연방 예산부터 기후변화 정책까지 다양한 연방정부 자료 열람이 가능했었다.

불투명한 정보 공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 저하로 이어진다. 뉴 연구원은 그 사례로 이달 초 동물 학대 전과자 등을 포함한 동식물검역국(APHIS) 자료를 비공개 전환한 미 농무부의 결정을 들었다. 미국 7개 주(州)는 동물병원이 동물 학대 전과가 없는 전문 분양처와 거래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APHIS 자료 열람이 금지되면서 일반인들의 전과자 확인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뉴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정보공개 방침을 퇴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의 정보공개 방침을 반대한다는 결정적인 신호는 아직 없었다"면서도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정보공개 수준이 과거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기후 변화 정책에 비판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이야말로 정보 공개의 필요성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가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 트럼프 대통령은 석탄·석유 등 전통적 에너지 개발 정책을 강조하며 기후 변화 연구와 관련한 미 환경보호청(EPA)의 권한 축소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 변화 정책과 관련한 EPA 자료 삭제를 검토한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연방기관이 독단적이고 변덕스러운 결정을 내린다면 민간 부문은 정부 자료에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 연구원은 의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는 계류 상태에 있는 '열린정부 정보공개법(OPEN Government Data Act)'의 재상정을 의미한다. 뉴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변화하길 기다리는 것보다 의회가 움직이는 게 빠를 것"이라며 "초당적 정보공개법안을 채택해 미국 정부의 정보공개를 영구적으로 성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정보 공개에 어떤 접근법은 취하든지 간에, 의회는 정보 공개가 정치적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주제가 아닌 연방정부의 영구 책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