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의 조기 단종으로 주춤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줬다.

애플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17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에 역대 최대인 7830만대의 아이폰을 팔았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한 것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판매량이다. 반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7750만대로, 애플과는 반대로 전년 동기보다 5%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분석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7.7%로 최근 6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했으며, 2011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점유율 1위 자리도 애플(17.8%)에 빼앗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7과 S7엣지를 내세우며 선전했지만, 애플이 하반기에 새롭게 선보인 아이폰7 시리즈와 경쟁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SA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를 지난해 4분기에만 1140만대 판매한 것으로 관측했다. SA는 삼성전자가 북미, 중남미에서 비교적 선전했고, 동유럽, 아프리카·중동, 서유럽, 아시아·태평양에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프리미엄 시장 독주와 함께 중저가 시장에서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제조사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량과 점유율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 3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와 오포, 비보는 같은 기간 모두 판매량과 점유율이 높아졌다. 화웨이는 4490만대로 10.2의 점유율을, 오포는 2950만대로 6.7, 비보는 2560만대로 5.8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 3사의 전체 판매량은 사상 최고치인 1억대에 달한다.

비록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 1위 자리를 애플에 빼앗겼지만, 부품판매 등의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9조원을 넘겼다. 삼성전자의 주요 부품 판매처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신장이, 결국 삼성전자에도 도움이 됐다. 아이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애플은 분기 매출이 3.3% 증가한 78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총 3억940만대를 판매, 20.8%의 점유율로 2억1540만대(14.5%)를 판 애플을 앞서며 점유율 1위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오는 3월 새로운 플래그십(핵심모델) 스마트폰을 공개한 뒤 1분기 중 판매에 나서면서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