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에 불복해 불명예 퇴진을 한 감비아의 야흐야 자메 전 대통령이 해외 망명 직전 수천만달러의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다마 바로우 감비아 대통령 당선자의 보좌관인 마이 파티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세네갈에서 "자메 전 대통령이 2주 동안 5억달라시(1100만달러·약 128억원)를 출금했다"며 "감비아 정부는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자메 전 대통령은 지난 22년간 감비아에서 철권 통치를 펼친 인물로 지난해 12월1일 대선 패배에 불복하며 퇴진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서아프리카 15개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가 군사 개입 움직임을 보이자 전날인 21일 지휘권 포기를 선언하고 적도 기니로 망명했다.

현재 ECOWAS는 치안 유지와 바로우 당선자의 권력 이양을 돕기 위해 5개 서아프리카 국가의 연합군을 감비아로 파견한 상태다. 바로우 당선자는 현재 세네갈에 머무르고 있다.

파티 보좌관은 이날 "바로우 당선자는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오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또 바로우 당선자는 오랜 기간 자메 전 대통령의 통제를 받아 온 경찰과 군대의 충성을 기다리고 있다며 "(ECOWAS의) 감비아 주둔이 연장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유엔과 ECOWAS가 자메 전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편안한 미래를 보장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유엔과 ECOWAS는 앞서 성명을 통해 "자메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의 존엄과 안전, 권리를 침해할 입법적 조치는 없다"며 "합법적인 그의 재산은 압수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자메 전 대통령이 망명한 기니는 국제 형사재판소의 설립 근거인 로마 규정의 서명국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자메 전 대통령이 인류에 반하거나 심각한 범죄로 기소되지 않는 이상 인도될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