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는 1400명을 죽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운영한 '죽음의 특공대'의 전직 단원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미국 CNN 방송은 31일(현지시간)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바오시 시장 시절 그를 위해 청부살인을 했다는 에드가 마토바토(57)를 단독 인터뷰해 이같이 보도했다.

두테르테가 시장 시절 운영했다는 것으로 전해진 '다바오 죽음의 특공대(DDS)'에서 활동한 마토바토는 1988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1400여 명을 살해당했으며 자신이 죽인 사람도 약 5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마토바토는 "마약 밀매업자와 강간범, 소매치기범 등 벙죄자를 죽이는 것이 자경단의 일이었다. 우리는 매일 같이 사람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2000년부터 2013년 사이 심정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면서 "처음에는 도시에서 나쁜 사람들을 제거하는 내가 올바른 일을 한다고 생각지만 가난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악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토바토는 "지난 2010년 두테르테의 정치적 라이벌 가운데 하나의 경호원과 동료를 살해하라는 지시를 받고, 4명을 납치해 살해한 뒤 바다에 수장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필로폰(메스암페타민)를 거래하는 젊은 여성 3명이 DDS 단원들에게 결박당한 채 폭행과 성폭행을 당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또 두테르테는 1993년 다바오 성당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직후 이슬람 사원에 가서 무슬림을 상대로 보복 살인을 저지르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밖에 300명에 이르는 DDS 단원들은 시청이 고용한 보안요원으로 등록돼 약 5000페소(약 12만원)의 월급도 받았다면서 당시 시 정부가 발급한 공무원증도 CNN 기자에게 제시했다.

2013년 자경단을 떠난 모토바토는 그동안 옛 동료들의 살해 위협을 피해 무려 10차례나 이사를 해야 했고 마닐라 교외의 모처에 숨어 지내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필리핀 상원의 조사에서 DDS가 두테르테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운영된다는 증언을 한 바 있다.

마토바토는 "두테르테는 자신의 죄값은 치러야만 한다. 그가 사형에 처해질 경우 교수형으로 처행되길 비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될 수 있다면 나 역시 죄값을 치르면 기꺼이 따라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