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최근 회사 미주노선 점유율 상승에 대해 "화주 신뢰 개선의 신호탄"이라고 했다.

유 사장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빌딩에서 기자들과 티타임을 가진 자리에서 "현대상선의 미주노선 마켓셰어가 최근 11위에서 5위로 올랐는데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는 그만큼 화주 신뢰도가 개선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해운시장 조사기관인 미국 피어스(PIERS) 자료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지난 11월 미주서안 물동량은 1주당 1만4769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5586TEU) 증가했다. 세계 주요 선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폭의 상승률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9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물류대란이 일자 이를 대체하는 선박을 미주노선에 투입했다. 10월에는 대체 서비스를 정기 서비스로 전환했는데 이같은 결정이 최근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사장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한진 물량 대부분을 MSC, 머스크 등 외국계 선사가 가져갔다는 시각도 있지만 (현대상선이) 대체 선박을 띄우고 첫 달만에 괄목할 만한 점유율 개선이 있었다는 것은 화주 신뢰의 개선에 있어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바닥까지 떨어진 신용등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협조를 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력이 좋아야 한다는 점인데 내년 1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 사장은 "신용등급이 지금 상당히 낮아 고전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과거 화주들과의 관계나 서비스에 있어 여러가지 신뢰 등을 바탕으로 추가 고려를 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A등급이던 현대상선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현재 최하등급인 D등급까지 떨어졌다. 원리금 지급 확실성이 높았던 회사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져있다는 얘기다. 이 부분이 회복되면 현대상선의 영업력 개선이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 사장은 최근 회사가 세계 해운동맹 2M에 반쪽 가입을 했다는 등의 비난에 대해서는 크게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반쪽 가입 문제에 대해 "또 다른 세계 해운동맹인 오션얼라이언스 역시 현대상선과 2M의 관계와 같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며 "얼라이언스라는 이름이 아니라 같이 협력을 하고 있는 파트너인 화주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화주들은 얼라이언스 문제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있고 G6(현재 현대상선이 속해있는 해운동맹)와 비교해 서비스가 훨씬 좋아지고 마이너스 된 요인은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대상선의 능력이 너무 저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대상선은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전 세계 선사들 중 가장 수익성이 좋은 편이었던 적도 있었는데 덩치가 크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 전 세계에서 1위가 되는 탄탄한 회사가 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