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중국 정부는 "한국이 하루 빨리 안정을 찾기 바란다"고 밝혔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국회의 탄핵 통과가 한·중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이웃으로 한국의 정국이 빨리 안정되고 회복되길 바란다"며 "이웃으로서 한국과 사이가 좋게 발전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하지만 '이번 표결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연히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입장은 일관되며 우리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사드 배치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루 대변인은 다만 "탄핵안은 한국 내정이고 중국 정부의 일관된 원칙은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유지했다.

박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 담화가 있었던 지난달 29일에도 중국 정부는 '한국의 내정문제'라며 구체적인 평을 아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나는 이것이 한국의 내부사무(내정)라고 생각한다"라며 "한국인들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잘 처리할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루 대변인은 '탄핵이 박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평가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취임 초기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을 감안한 듯 "박 대통령은 현재 아직 한국 대통령이며 대통령 취임 이래 한중 양국 관계를 촉진하는데 많은 일을 해 우리는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의 집권 기간에서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라는 결정에 동의한 것은 중국의 전략 및 안전의 이익에 영향을 미친다"며 거듭 사드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중국의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서울발 속보를 타전하며 취재경쟁을 펼쳤다.

관영 신화사 통신등 은 "한국 국회가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며 시간별 속보를 내보냈고 CCTV는 뉴스채널을 통해 오후 3시(한국시간)부터 시작된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표결 과정을 중계하며 최순실 의혹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