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스케이팅의 자존심 김연아(22 고려대)가 선수생활을 연장하겠다는 결단을 선언했다. 김연아는 지난 해 4월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이후 그동안 공식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아이스쇼에만 참가해왔다.

현역선수로 활동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던 그녀가 2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스케이트장 2층 국제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014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퇴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연아는 “앞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새 출발하겠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아닌 국가대표 김연아로 훈련에 임할 것이며,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 참가한 뒤 현역은퇴를 하겠다”고 뜻을 전했다.

세계 빙상의 역사를 새로 쓴 김연아는 ‘피겨여왕’으로 불리며 피겨 스케이팅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이후 진로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녀는 “피겨선수로서 더 높은 목표를 찾지 못한 반면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은 더 커졌다. 그것이 부담이 됐고 하루만이라도 벗어나고 싶었던게 사실이었다. 기술을 유지하기 위한 고된 훈련의 압박감도 컸다. 훈련을 이겨내기 위한 모티브를 찾기 어려운게 사실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태릉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해 왔다. 후배들을 지도하면서 후배들의 훈련 모습에 자극받고 동기부여가 됐다. 현역선수로 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생각했다”며 “스스로 기대치를 낮추고 자신만을 위한 피겨 연기를 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 부담 때문에 포기한다면 후회하고 큰 아쉬움이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선수 연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선수 종착역을 소치로 연장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출발을 결심한 김연아의 다음 목표는 IOC선수위원이다. “소치올림픽에 나가겠다는 것은 IOC선수위원 새로운 도전 의미도 있다. 지난 해 동계올림픽 유치에 참가하면서 IOC선수위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새로운 목표가 생겼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