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이대 총장실과 입학처를 비롯한 사무실 20여곳, 최경희 전 총장 등 관련자 3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수사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 정씨를 직접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최 전 총장 등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 본인이 관여한 비리 혐의가 드러나거나 조사 필요성이 있는 경우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아직 독일에 머물고 있으며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소환 통보를 받을 경우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이대는 정씨의 입학부터 학사일정 전반에 걸쳐 각종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교육부 특별감사에서도 확인됐다.

먼저 이대는 정씨가 2014년 체육특기자전형 원서 마감일 이후에 획득한 아시안게임 수상실적을 면접평가에 반영해줬다. 면접 당일 수험생은 아무것도 지참할 수 없었으나, 정씨는 금메달을 가져와 면접위원들 앞에서 꺼내보이기도 했다.

입학처장은 이를 미리 알고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일부 면접위원은 다른 수험생들의 면접점수를 깎으면서까지 정씨를 붙여준 것으로 조사됐다.

특혜는 입학 이후에도 계속됐다. 정씨는 입학 후 8개 수업에 제대로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점수를 인정받았다. 또 시험에 응하지 않거나 과제물을 내지 않았는데도 부당하게 성적을 올렸다.

이대는 정씨에게 특혜를 준 대가로 관계부처에서 연구과제 9건을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비리는 최 전 총장의 재임기간 발생했다.

교육부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정씨의 입학을 취소하고 교직원들에게 중징계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또 의혹 전반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날 검찰은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마사회는 대한승마협회, 삼성과 함께 정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했다.

마사회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 등을 지원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작성한 곳이다. 승마계에선 이 로드맵이 오로지 정씨를 위해 마련됐다는 의혹이 일었다.

한편 검찰은 최씨와 그의 언니 최순득씨의 약물 '대리처방' 의혹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강남구 보건소가 고발한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의 의혹 전반을 살피기로 한 것이다.

김 원장은 최씨 자매 이름으로 박 대통령에게 주사제를 처방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차움의원에서 근무했던 김 원장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덕에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