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뒤 페이스북 친구 약 100명을 잃은 한 남성 사연이 화제다. 대통령을 놓고 의견충돌이 있을 수는 있지만 페이스북 단절과 관련한 사연은 처음인듯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롱아일랜드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소셜미디어 강의업체를 운영하는 개리 폴라쿠스키는 최근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친구 게시물이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닫고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친구 계정에 들어간 개리는 ‘친구 신청’ 버튼이 활성화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는 다시 친구신청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에서 정보를 주고받던 친구와 관계가 끊긴 것에 충격받은 그는 대통령 선거 이후 자기 계정에 올렸던 사진이 영향을 줬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개리는 아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후 이를 축하하는 사진을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 평소 정치에 개방된 입장이었던 그는 게시물이 페이스북 친구 단절이라는 결과를 불러올 줄은 전혀 몰랐다. 그의 페이스북 친구는 2000명 규모였으나, 게시물이 올라간 뒤 1900명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리는 “결혼식 들러리로 섰던 친구를 포함해 많은 이들 게시물이 페이스북에서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며 “친구 계정에 들어간 후 내가 그들 ‘친구목록’에서 삭제됐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자신을 ‘자랑스러운 공화주의자’라고 말한 개리는 20년 이상 알고 지내 온 친구마저 페이스북 관계를 끊은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 많을수록 세상은 더 둥글게 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번 선거는 친구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저 녀석을 친구목록에서 지워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 같았다”고 밝혔다.

개리의 아내도 친구들에게 삭제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개리는 “과도한 자기 의견 노출을 줄이고 SNS 친구들과 논쟁하지 않는 방법 등을 고객들에게 상담해왔다”며 “하지만 내 페이스북 사진 하나가 이런 일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사회학 전문가는 “최근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3명 중 2명이 ‘대선 결과가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답했다”며 “응답자의 7%는 친구 관계를 잃는 최악의 결과까지 얻었다”고 설명했다.

친구 사이에 정치적 견해가 달라 생길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외신의 분석인데, 이는 미국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