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도로를 따라 강화 방향으로 가다보면 제방도로가 끝나는 부근에 산모퉁이를 돌면서 만나게 되는 전유리 포구는 신도시 개발로 김포시 전체가 분주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조용한 마을이다. 한강줄기 최북단 의 전유리는  마을 초입에 모텔이 하나 있고 식당 몇이 가옥들 사이에 자리한 것 외엔 청정지역이어서 보존지역으로 지정되었고, 마을 주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한강 최북단 전류리 포구의 평화롭과 한적한 모습

그런 전유리 마을이 요즘 편치 않다. 마을 뒷산에 마을 주민들도 모르게 대형 ‘봉안담’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광산김씨문효공파송정종중 이름으로 종친회장 김용길씨가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 174-9번지에 신고면적 100m2, 1028구를 설치할 수 있는 대형 종중봉안담을 2011년 12월 30일자로 완료하고 설치신고증명서를 교부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일반분양을 시작한 사실을 전류리 주민들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 6월 초. 마을 이장을 맞고 있는 민대기 씨와 마을 주민들은 봉안당이 설치된 현장을 찾아가 보니 황당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민대기 이장은“ 마을을 통과해야 하는 봉안당까지 가는 데 사유지를 통과하지 않으면 길도 없고, 1028구를 안치할 수 있는 봉안당의 규모에 비해 주차장은 달랑 차 두 대를 세우면 돌아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이런 대규모 봉안당을 설치한다는데 주민동의서도 없을 수가 있을 수 있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개탄을 했다.

전류리 174-9 번지에 설치된 광산김씨문효공파송정종중 봉안당. 1028구를 안치할 수 있는 대형이다.

주민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유지를 통과하는 진입로를 봉쇄하고, 시청을 찾아가 민원을 제기했지만 담당부서의 답변은 “마을주민들의 심경은 충분히 이해하고 안타깝지만 위법 사실이 없어 신고를 철회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마을 주민들의 고민을 일게 된 본지 취재팀과 마을주민들은 관련 법규를 찾고, 논의를 거듭해 김용길 씨의 위법 사실을 찾아냈다. 위법 내용은 안치할수 있는 숫자와 관계없이 1기만을 설치할 수 있다는  '봉안시설 설치기준법'을 위반했다.  광산김씨문효공파송정종중 종친회는 이미 같은 주소에 문중 봉안당을 설치하고 있음에도 1기를 추가 설치한 것은 이미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다.

그리고 종중이나 문중 구성원만을 안치할 수 있는 종중 봉안당에 문중인이 아닌 유골을 안치한 것도 명백한 위법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500구 이상을 안치할 수 있는 사설봉안시설을 설치 관리하고자 하는 자는 봉안시설의 설치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재단법인을 설립하여야 한다고 명기되어 있다. 단, 종중문중의 구성원 관계에 있던 자의 유골만을 안치하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종중 봉안담이라고 설치 신고를 한 김용길 씨가 전유리 174-9번지의 종중 봉안당을 1구에 300만 원씩 일반 분양을 한 것은 '사설봉안시설 설치기준' 제 18조에 의하면 종친회나 문중, 가족묘 모두 친족과 종중인 이외에는 봉안시설에 안치할 수 없다고 명기되어 있는 관련법을 명백하게 위반한 사실이다. 둘째 같은 법규에서 종중 또는 문중의 봉안묘는 1개소에 한한다고 명기되어 있음으로 2기를 설치한 것 역시 위법이다.

이 법규에 따르면 500기 이상 분양을 목적으로 설치하는 시설봉안소의 경우 별도 설립된 재단법인에 의해 운영되어야 함은 물론 관리소를 두어야 하고 폭5미터 이상의 진입로와 주차장을 마련해야 하며, 유족 편의시설을 비롯한 필요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기되어 있다. 그러나 전유리 174-9번지의 봉안당은 그 어떤 것도 준비되지 않은 채 인터넷을 통해 분양을 했다는 것이 전유리 마을 주민들의 증언이다.

위법 사실에 대한 확인과 행정적 조치를 위해 일요신문 취재팀은 6월 21일 이병관 부시장과 인터뷰를 신청해 마을 대표들과 부시장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면담에는 이병관 부시장과 담당부서인 사회복지과 임상희 과장 등과 마을대표들에게 전후사정을 전달받은 이병관 부시장은 사실관계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한 뒤 위법 사실이 확인 되면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했다.

전류리 마을 대표들과 시청 이병관 부시장 (오른쪽), 사회복지과 임상희 과장(가운데)이 6월21일 오전 면담 모습.

이병관 부시장과 면담을 하며 임상희 사회복지과장을 비롯한 담당부서와 관련부서들도 주민들의 사정을 고려해 민원 내용을 수렴하려 노력했고, 직접 주민들을 만나 면담을 한 부시장 또한 주민들의 민원을 충실히 듣고 조치를 약속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전류리 마을 주민들은 시청을 믿고 사후 조치를 기다리는 중이다.

김포시청은 김용길 씨가 종중봉안담을 신청할 때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뒤늦게라도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고 주민들의 민원을 공정하게 처리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이 사건을 주민들과 함께 고생하며 취재한 이코노미투데이 취재팀도 평화로운 전류리 포구의 모습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라며 김포시청의 사후조치를 지켜 보고 있다.

봉암담 주변 일대를 촬영한 항공사진. 왼쪽  제일 윗부분 숲속에 문제의 봉안당이 위치한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