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주요 시설 중 절반이 넘는 시설물이 지진 대비를 위한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를 비롯한 육·해·공 각 군의 내진설계 대상 건물(지상 3층 이상, 면적 500m㎡ 이상) 1만605동 가운데 실제 내진설계가 적용된 곳은 4762동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의 45%에 불과한 수치다. 이 같이 내진설계 수치가 낮은 이유는 군 시설물의 대부분이 건축법상 내진설계 기준이 만들어지기 이전인 1988년 혹은 내진설계 기준이 개정(2015년)되기 전에 지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군은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건축물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최소 80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 군별로 진행 중인 내진성능 평가에 따라 내진보강 예산을 중기계획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매번 내진설계 미적용 관련 지적이 나올 때마다 군은 실효성 있는 대책보다는 예산 부족 핑계만을 대고 있어, 장병 안전에 대한 군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김 의원은 "경주 지진 이후 군 지진 대비 태세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3일 관련 자료를 국방부에 요청했으나, 국방부는 지진 관련 자료 제출에 무려 13일이나 소요하는 등 지진 재난 상황에서의 행정적 대처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번 경주 지진을 계기로 군 시설물 전반에 대한 내진설계 적용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