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미만의 사업장 대표가 2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살 된 아이의 이름을 대표로 올린 사업장도 있다. 이들 대부분이 부동산·임대·사업서비스 관련 업종으로, 부모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어린 자녀를 공동대표에 앉힌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기준 사업장 대표로 등록된 18세 미만 직장 가입자는 206명이다. 이들의 평균 월 소득은 319만원, 연봉은 3833만원으로 집계됐다.

18세 미만 대표 가운데 소득이 가장 높은 이는 10세로 월 소득 3005만원, 연봉으로 치면 3억6062만원이다. 이어 16세 대표가 월 1339만원(연봉 1억6067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4세 대표가 월 1331만원(연봉 1억5972만원), 8세 대표가 월 964만원(1억1569만원) 등 1억 이상 고액 연봉자는 모두 4명이다.

심지어 1세가 대표로 등록된 곳도 있다. 월 소득은 340만원이다. 2세가 대표에 이름을 올린 곳은 3곳, 3세는 2곳 등이다.

18세 미만의 사업장 대표 206명 가운데 191명이 부동산·임대·사업서비스 관련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미성년 사업장 대표들의 소득 요인이 대부분 불로소득인 임대료인 셈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18세 미만 사업장 대표 중 부동산·임대·사업서비스 비중이 높은 것은 부동산을 소유한 부모들이 임대사업장의 공동대표에 자녀 이름을 올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소득을 여러 명에게 분산시키면 누진세율을 피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박광온 의원은 “미성년자를 사업장 대표로 등록시키는 것은 불법은 아니지만, 부모가 임대 소득이나 사업 소득을 줄여 소득세를 낮춰보려는 ‘세테크’로 보인다”며 “국세청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