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46·사법연수원 25기) 부장검사 스폰서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10일 김 부장검사 고교동창인 김모(구속)씨를 불러 조사 중이다.

김씨에 대한 특별감찰팀 조사는 이날까지 닷새 연속 이뤄지고 있다. 특별감찰팀은 김씨를 상대로 김 부장검사의 채무를 대신 갚아줬는지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별감찰팀은 구속수감 중인 김씨를 이날 오후 대검청사로 불러 김 부장검사와의 돈거래 경위 등을 집중추궁하고 있다.

특별감찰팀은 전날 김 부장검사 스폰서 의혹 감찰을 수사로 전환하고 관련 인물 출국금지와 금융계좌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별감찰팀은 이 과정에서 김 부장검사가 지난 2월과 3월 김씨로부터 각각 500만원과 1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500만원은 김씨에게서 유흥업소 종업원 통장으로, 1000만원은 김씨에게서 박모 변호사의 아내 명의 통장으로 각각 계좌이체 됐다.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검사가 지난 2일 박 변호사로부터 2000만원의 돈을 더 송금 받은 사실을 추가확인했다. 박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의 지인으로 검사 출신이다.

김 부장검사와 두 번에 걸쳐 돈거래를 한 박 변호사는 현재 그 돈의 성격을 단순 채권채무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뉴시스 측에 "(아내 계좌로 받은) 1000만원은 김 부장검사에게 빌려줬던 돈을 받은 것이다. 돈을 보낸 사람이 김씨라는 것은 최근에 알게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김 부장검사에게 추가로 2000만원을 송금한 것 역시 빌려준 것이며 아직 그 돈은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날 특별감찰팀은 김씨를 상대로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돈을 계좌이체한 경위와 박 변호사 아내 계좌에 돈을 보내는 과정에 빚 대납 압력을 받았는지 등을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찰팀은 김씨의 그간 진술과 계좌추적 결과가 대체로 일치해 의혹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또한 특별감찰팀 조사에서 별다른 심경변화없이 김 부장검사에게 돈을 빌려주고 잦은 술자리를 가졌다는 진술을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감찰팀은 아울러 서울마포경찰서와 서울서부지검으로부터 김씨 사건 기록과 조사 내용 일체를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앞서 김씨는 자신이 실소유주로 있는 게임업체 J사의 자금 70억원대를 사기·횡령한 혐의로 지난 4월 고소돼 서울 마포경찰서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당시 마포경찰서 조사에서 '김 부장검사에게 1500만원을 줬다'는 진술을 했다.

마포경찰서는 이후 김씨 진술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5월 두차례 J사 법인계좌에 대한 금융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서울서부지검에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서부지검은 영장 신청을 기각한 뒤 김씨 사건을 송치받아 직접 수사를 이어갔다.

당초 서울서부지검은 김씨 사건에 김 부장검사가 연루됐다는 사실을 모른채 통상적인 고소 사건으로 간주해 마포경찰서로 사건을 내려보냈다.

하지만 법조계 인사를 통해 김 부장검사 뇌물 의혹 사건 수사 상황을 알게된 이후 영장을 기각하고 김씨 사건을 올려보내라고 마포경찰서에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은 논란이 벌어진 김씨 사건을 기존 형사4부에서 형사5부로 재배당한 상태다.

특별감찰팀은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에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도 다각도로 살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