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체 구기 종목이 마지막 희망 여자배구까지 고개를 떨구면서 44년 만에 노메달의 수렁에 빠졌다. 그동안 종목을 바꿔가며 꾸준히 메달을 획득한 한국으로서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16일(한국시간)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패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메달을 노렸던 한국 여자배구의 리우 일정이 끝나면서 한국 단체 구기 종목도 '빈손'이 확정됐다.

1984년 LA 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4년 전 런던 올림픽까지 8회 연속 4강 진출의 성적을 올린 여자핸드볼은 리우에서 조별리그 1승 1무 3패를 기록해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하키도 조별리그에서 1무 4패로 A조 최하위로 떨어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농구 배구 핸드볼 하키 럭비까지 모조리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한 남자 대표팀 중 유일하게 출전권을 따낸 축구는 8강전에서 온두라스에 0-1로 패하면서 4년 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재연하지 못했다.

한국이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에서 노메달을 기록한 것은 1972년 뮌헨 올림픽 이후 44년 만이다. 1976년 몬트리올에서 여자배구가 동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1984년 LA에서는 여자농구와 여자핸드볼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8년 서울에서는 여자핸드볼이 단체 구기 종목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고 여자하키와 남자핸드볼이 은메달을 보탰다. 1992년 바르셀로나 때도 여자핸드볼이 금메달을 획득해 구기 종목의 메달 명맥을 이었다. 1996년 애틀랜타 때는 여자핸드볼과 여자하키가 나란히 은메달을 수확했다.

남자 선수가 분전한 2000년 시드니에서는 하키와 야구가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거머쥐었고 2004년 아테네 때는 '감동의 우생순' 여자핸드볼이 은메달을 수확했다. 2008년 베이징에서는 야구가 남자 종목 최초로 올림픽 단체 구기 금메달을 따내며 열광의 분위기를 조성했고 여자핸드볼이 동메달을 추가했다. 지난 대회인 2012년 런던에서는 축구 대표팀이 8강과 4강에서 '종주국' 영국과, '숙적' 일본을 연파하며 감동의 동메달을 선사했다. 1980년 모스크바에는 한국을 포함한 서방 66개국이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