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약 1조5000억원어치의 지폐와 동전이 폐기 처분됐다. 지폐 일부 화폐로 탔거나 찢어져 손실되고 동전은 녹이 생기거나 심하게 구부러져 정상적인 화폐기능을 상실해서다.

손상화폐를 대체할 새로운 화폐를 만드는데 약 219억원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각 금융기관과 한은 화폐교환 창구에서 회수돼 폐기한 손상화폐는 1조5151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1조6608억원)보다 1463억원(8.8%) 감소했다.

지폐 2억4400만장, 주화 1100만개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판정돼 폐기됐다.

손상지폐는 만원권이 1억2400만장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00원권(9950만장), 5000원권 1910만장, 5만원권 169만장이 폐기됐다. 금액으로는 만원권이 1조2349억원으로 전체 81.5%였고 1000원권(995억원), 5000원권(955억원), 5만원권(844억원) 순이었다.

10원화 500만개, 동전은 100원화 400만개, 50원화 140만개, 500원화 60만개가 폐기됐다. 금액은 100원화 4억원(49.4%), 500원화 3억원(37.0%), 50원화 7000만원(8.4%), 10원화 5000만원(5.2%) 순이다.

이번에 폐기된 화폐들을 모두 새로운 화폐로 대체할 경우 219억원의 제조비가 필요하다. 전분기보다 손상화폐 규모가 줄어 추가 제조비용이 감소했다.

박종남 한은 발권국 발권기획팀 차장은 “손상화폐량이 가장 많았던 만원권 발행이 점차 줄면서 전체 손상화폐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부터 발행된 5만원권이 점차 만원권 대체수단으로 유통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손상화폐 감소로 대체 제조비용도 감소했다. 2014년 상반기 274억원에서 2014년 하반기 294억억원, 2015년 상반기 29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15년 하반기 270억원, 2016년 상반기 219억원으로 감소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한은에서 교환된 손상은행권은 9억1600만원으로 전기(8억700만원)대비 13.4% 증가했다. 권종별 교환액은 5만원권 6억7300만원, 만원권 2억1900만원, 1000원권 1300만원, 5000원권 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폐가 손상된 사유는 △습기 및 장판밑 눌림이 989건(3억4800만원) △불에 탄 경우가 652건(3억9300만원) △칼질 등으로 조각난 경우 438건(4600만원) △기름 등에 의해 오염된 경우가 72건(8200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일부 화폐는 손상범위가 커서 액면가로 완전히 교환받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지폐 앞뒷면 75% 이상이 남아 있으면 액면가 전액을 교환 받을 수 있고, 50%~75%면 액면가의 절반, 40% 미만이면 무효 처리돼 아예 화폐가치를 상실한다.

올해 상반기 한은에 교환 의뢰된 화폐 중 감액 또는 무효판정으로 액면가로 교환받지 못한 금액은 5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손상화폐는 한국은행 본부 및 지역본부에서 교환할 수 있고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화폐는 시중 은행과 우체국에서도 교환된다. 한은은 불필요한 화폐 제조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동전모으기 운동, 돈 깨끗이 쓰기 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