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외교관이 유럽 망명을 위해 가족과 함께 벨라루스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8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국제공항 관계자를 인용해 "실종됐던 북한 외교관이 지난 2일 벨라루스 민스크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자신의 아내, 아들과 함께 벨라루스 항공사 '벨아비아' 여객기를 이용해 풀코보 공항을 통해 출국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외교관은 출발 3시간 전 공항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온라인 언론 매체 '폰탄카'도 이날 수사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외교관이 유럽 국가로 망명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벨라루스로 출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문제의 북한 외교관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북한 무역대표부에 근무하는 3등 서기관 '김철성'이라고 소개하면서 "그가 2일 저녁 7시 45분 풀코보 공항을 떠나 같은 날 9시 13분 민스크 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아내, 아들과 함께 비행기를 탔으며 벨라루스를 거쳐 유럽으로 숨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앞서 상트페테르부르크 북한 무역대표부 관계자는 지난 6일 대표부에서 근무하는 3등 서기관(40세)이 1일 관용차를 타고 근무지를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다며 현지 경찰에 실종 신고를 냈고 이후 수사당국은 그의 행적을 추적해 왔다.

중국 환구망은 실종된 북한 외교관 이름이 김철삼(金哲森)이며 그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국제공항으로 이동한뒤 차량을 공항 주차장에 버리고 아내·아들과 함께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로 가는 비행기를 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환구망은 김 씨 일가족이 서방으로 계속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유럽에 있는 국가로 진입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서쪽에 있는 바실리예프스크 섬의 나히모프 거리에는 모스크바 북한 대사관 산하의 무역대표부가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