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난민신청자 처우와 공항 송환대기실 내 열악한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성호 인권위원장은 19일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난민협약의 충실한 이행과 난민 인권 현안 해결을 위해 법적, 제도적 보완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가는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할 책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본국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 난민협약 등에 따라 국제적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국제적 보호를 제공하는 주된 책임은 보호를 요청받은 국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난민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인권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2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고 2012년 '난민법'을 제정,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 자료를 토대로 살펴봤을 때 1994년 이후 올 4월까지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은 1만7523명, 이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592명(3.38%)에 불과하다.

이 위원장은 "이는 2014년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 27%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체류자를 양산할 우려가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인천공항에 도착한 시리아 출신 비호신청자 190명 중 28명은 난민 인정심사에 회부조차 되지 못하고 송환대기실에서 장기간 대기 중"이라며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공항 송환대기실의 열악한 환경은 이러한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인권위는 송환대기실 운영 상황 및 처우 등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사람답게 살기 위한 희망으로 본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난민 처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고 이들을 대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욱 절실한 시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