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기념식에는 홍윤식 행자부 장관을 비롯해 여야 정당 대표와 국회의원, 민주화운동 관련인사 등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민주항쟁 관련 동영상을 상영한 뒤 홍 장관의 대통령 기념사 대독,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의 '국민에게 드리는 글' 낭독, 대교어린이TV합창단의 기념공연과 합창 등 순서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홍 장관이 대독한 기념사에서 "고귀한 희생과 헌신으로 역사의 진전을 이뤄내신 6·10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민주화의 역사는 우리가 길이 보존하고 계승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6월 민주항쟁의 눈부신 성취에도 오늘 이 자리가 흔쾌하지 않은 것은 국민 여러분의 삶이 편하지 못하고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모든 국민이 평등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6·10 민주항쟁은 1987년 6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나서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대표가 직선제 개헌을 약속하는 6·29 선언을 발표하게 만든 민주화운동이다.

정부 차원의 6·10 민주항쟁 기념식은 2007년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면서 이뤄졌으며 올해 행사는 10번째 행사가 된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2014년 박 이사장 등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진 구성을 둘러싸고 정부와 갈등을 빚은 이후 올해로 3년째 정부 행사에 불참하고 별도 행사를 열어왔다.

시민사회단체들은 '6월 민주항쟁 계승사업회'를 구성해 이날 낮 12시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대강당에서 자체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는 함세웅 신부, 김근상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등 민주화 운동과 종교계 인사를 비롯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의원 등 야권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지금 우리는 87년 6월 민주화항쟁 전야의 암울함을 다시 느끼듯 민주주의의 후퇴를 목도하고 있다"며 "민주항쟁의 정신을 계승하고 한국사회의 미래를 개척하는 데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에는 진보 성향 단체인 민주주의국민행동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등 원로들과 각계인사 533명이 서명한 '6·10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20대 국회는 개원 첫해인 올해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실 규명, 위안부 합의 무효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노동개악 저지, 테러방지법 폐지, 언론장악 정상화 등 선결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6월 항쟁 30주년을 맞는 내년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로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또 하나의 거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