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의 롯데면세점 입점로비 의혹에 연루된 면세유통업체 비엔에프(bnf)통상 이모 대표를 8일 체포했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의 아들 장모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정 대표가 뒷돈을 건넨 창구로 쓰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자진 출석을 권유, 검찰청사로 나온 이 대표를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조직적 자료파기와 직원 출석 불응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정 대표와 계약을 체결했던 당시 책임자 등 bnf통상 측 관계자들에게 지난 연휴기간 잇따라 소환을 통보했지만, 대부분 수사 협조를 거부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 사실상 대주주인 신 이사장의 지시를 받아 회사를 총괄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로써 난항을 겪던 검찰 수사가 이 대표의 입을 통해 활로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검찰은 이 대표가 자료 파기를 지시했다는 자백을 확보하고 이를 지시한 윗선이 누군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 대표가 입점 로비와 관련해 건넨 돈이 신 이사장 측에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도 살펴볼 계획이다.

하지만 검찰은 신 이사장의 소환 시기는 이른 시일 내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적 자료파기가 있어서 조금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자료 파기로 인해 결국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누가 의사결정권자냐 조사하려면 회사내부 문서나 결재 문서를 봐야하는데 다 파기된 상태라 우선 회사 임직원을 상당히 조사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