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인쇄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2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오는 4일로 예정된 투표용지 인쇄는 사실상 야권 후보 단일화의 '데드라인(deadline)'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일이 지나면 후보단일화를 이루더라도 투표용지에 사퇴한 후보들의 기호와 이름이 그대로 남아 사표(死票)를 양산, 단일화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중·성동을에서는 국민의당 정호준 의원과 더민주 이지수 후보가, 강서을에서는 더민주 진성준 의원과 국민의당 김용성 후보가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노원갑에서도 더민주 고용진 후보가 국민의당 이형남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해둔 상황이다.

강서병의 더민주 한정애 의원과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 도봉을의 더민주 오기형 후보와 국민의당 손동호 후보의 경우 야권단일화가 무산됐으나 아직 논의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더민주는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우려, "단일화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라"며 국민의당을 거듭 압박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민주 강희용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야권단일화를 가로 막는 것은 곧 새누리당의 1당 독주를 용인하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며 "새누리당이 과반을 넘으면 제3당이 무슨 의미가 있고 정권교체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 부대변인은 "4일 투표용지 인쇄가 일제히 들어가면 사실상 야권단일화 효과가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적어도 오늘, 늦어도 내일 오전까지는 야권단일화에 대한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더민주 오기형(서울 도봉을) 후보도 국민의당 손동호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무산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재고를 요청했다.

오 후보는 "저는 도봉에서부터 야권단일화의 거대한 물결을 만들고자, 손 후보에게 단일화를 향한 어떠한 조건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오직 도봉만을 생각하며 인내하고 기다려왔다"며 "그러나 손 후보는 끝내 단일화를 거부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직 서민경제와 민생을 위해, 오만한 박근혜 정권의 독주를 막기 위해 단일화에 대열에 동참해달라. 그것만이 국민의 여망과 준엄한 명령을 받드는 일임을 숙고해달라"며 "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당 김재두 대변인은 논평에서 "더민주가 수도권에서는 국민의당에게 스토커 수준으로 야권연대에 목을 매다가,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을 빼고 다른 야권후보들과 연대를 추진한다면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겠느냐"며 "이래서 더민주의 야권연대 타령이 진정성도 감동도 없고 오직 열세를 모면하고 보자는 술수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이래서는 천년만년 야당신세를 면치 못한다"며 "정권교체는 기존 정치의 판을 바꾸는데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