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혈액암 등 난치성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제대혈을 허가없이 불법으로 배양해 판매한 제대혈은행 전직 대표와 병원 의사 등이 대거 경찰에 붙잡혔다. 불법으로 만들어진 제대혈줄기세포는 일부 상류층의 항노화(안티에이징·抗老化)을 위해서도 이식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산모들로부터 기증 혹은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제대혈을 불법적으로 배양해 제대혈 줄기세포를 대량 제조·유통시킨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및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제대혈은행 전 대표 한모씨(59)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또한 한씨로부터 제대혈 줄기세포를 받아 유통시킨 혐의로 이모씨(56) 등 8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한씨와 이모씨 등으로부터 제대혈 줄기세포를 산 후 난치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수천만원을 받고 불법적으로 이식한 혐의로 병원 의사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제대혈(臍帶血·cord blood)은 산모와 태아를 잇는 탯줄 속에 흐르는 혈액을 말한다. 이 제대혈엔 혈구와 혈소판을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다량 함유돼 있어 다른 인체조직에 비해 연골, 뼈, 근육, 신경 등으로 쉽게 분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제대혈은 미래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