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대란이 유치원 중심에서 어린이집으로 이동하고 있다.

26일 보육계 관계자에 따르면 어린이집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서울·경기·강원·광주·전북 등 5개 지역 교육청 어린이집 교사 월급이 25일 지급되지 않았다. 매달 25일까지 시·군청을 통해 어린이집으로 직접 지원되는 원아 일인당 지원금 7만원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육계 관계자는 "어린이집 교사 월급 지급일은 통상 25일"이라며 "어린이집 교사의 경우 처우개선비 30만원을 주지 못했고, 어린이집 보조교사 월급 76만원도 지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사들과 달리 학부모는 매달 15일께 아이행복카드로 보육비 22만원을 결제하면 그 다음달 20일 이후 해당 카드사에서 보육비가 지급되는 선결제 시스템이라 한달 가량 여유는 있지만 그렇다고 안도할 상황은 아니다.

현재 어린이집 예산을 한푼도 편성하지 않은 곳은 서울을 비롯해 경기·강원·광주·전북교육청 등 진보교육감이 수장인 곳들이다. 진보교육감들은 어린이집 관리감독은 보건복지부가 하고 있기 때문에 시·도 교육청이 비용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경기도는 준예산을 통해 두달치 어린이집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광주시도 이날 어린이집 3개월분 우선 지원을 결정했다.

어린이집과 달리 유치원 중심의 보육대란은 수습국면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당초 누리과정 예산을 한푼도 편성하지 않았던 서울·경기·광주·전남을 중심으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편성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서울시교육청 예산 편성권을 가진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6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유치원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2개월분 예산 편성안을 논의했으나 의원들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기대했던 27일 본회의에서 유치원 예산안 처리가 어렵게 되면서 다음 의총(내달 2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서울시교육청이 편성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2521억원 전액을 삭감해 사립 유치원 관계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민주당도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오는 28일 임시회에서 편성하기로 했다. 몇 개월분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반영할지는 27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도 이날 각각 3개월, 5개월분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해 처리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