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인 공기업 선진화에 의한 현장인력 중심의 감원과 인원 공백에 따른 외주위탁, 검수주기 축소가 철도안전 위협한다”

민주당 김진애의원은 민주노동당 강기갑의원과 함께 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철도 안전사고의 원인 분석과 근본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 참석자들은 최근 철도의 안전사고는 이명박 정부의 불합리한 공기업 선진화 정책으로 인한 과도한 인력 구조조정과 업무 외주위탁 등으로 인한 결과라는 것에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원인을 개인의 부주의로 돌리고 지속적인 인력감축을 추진하는 정부와 철도 관료들을 비판했다.

이어 철도와 같은 국가 기간산업의 민영화는 수익창출 위주의 경영정책 시행으로 사회안전망은 약화되고 국민은 항상 사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양산하므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송호준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빈발하는 철도사고,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철도안전 대책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 발표했다.

그는 문제의 시발점인 광명역 KTX 탈선사고에 대해 철도공사가 철도공사 유지보수 직원의 개인적 실수와 부주의 때문이라고 발표했지만, 그 이후 거듭된 사고는 철도사고 문제가 외주화와 인력감축에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KTX열차 운행 지연사태를 막기 위한 ‘20분 처리 매뉴얼’ 및 응급조치 관행 ▲현장인력 위주의 인력감축 정책과 그로인한 검수주기 축소 및 외주위탁 확대 ▲필요인력 이상의 대체기관사 교육 이수 정책으로 인한 업무 공백 발생 ▲철도 근무 특성을 도외시한 무분별한 수익창출 위주의 정책 단행이라고 했다.

이어서 철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경영정책이 수익중심․성과중심에서 벗어나 안전을 최우선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하고, 무리한 인력감축을 중단하고 현장 정비인력 충원, 정비주기와 시설물 점검 축소 중단 등의 실행방안이 구체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철홍 인천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민영화가 사회안전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KTX사고를 통해서 풀어나갔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시행된 철도분야의 민영화와 인원감축으로 작업자들은 온갖 스트레스와 신체적 이상을 겪고 있으며,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합리화를 내세운 구조조정에서 안전부문이 항상 1순위로 거론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적정한 철도 정비인력의 확충과 현재와 같은 실적위주의 평가를 지양하고 안전과 서비스를 우선하는 평가항목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영수 전 운수노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철도공사의 대규모 영업적자는 정부가 주장하듯이 경영효율성 부족과 인건비 과다가 아닌 매출 대비 약 40% 정도의 영업적자가 매년 고정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철도공사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이러한 구조적인 요인들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인건비 과다와 경영효율성 부족만을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철도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궁극적으로 철도를 사유화하기 위해 철도의 영업적자 발생 원인을 의도적으로 오진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므로 이러한 잘못된 현장인력 감소, 외주확대와 같은 철도 구조조정 정책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선근 궤도연대 정책국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및 JR후쿠치야마선 탈선사고의 교훈을 통해 국가 기간산업의 사유화와 상업화가 불러온 재앙에 대해서 언급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위기 대응보다 운영 수익에 골몰한 민영기업의 한계를 보여준 사례이며, JR후쿠치야마선 사고는 경쟁상대인 사철을 따돌리기 위해서 과다한 속도 경쟁과 인건비 절약을 위해 수년 동안 기관사를 채용하지 않았고 숙련된 기관사도 배치하지 않은 일본철도의 민영화의 극심한 폐해 사례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고가 발생되면 현장 조합원 개인의 실수나 잘못으로 전가하던 회사에 반발하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찾아내 활동을 전개하는 JR동노조 원인규명위원회 활동을 사례로 들면서 한국의 철도지하철 노동자들이 참고해야한다고 했다.

한편 김진애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토론회는 철도사고의 근본원인을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는 철도현장 노동자와 함께 최근 끊이지 않는 철도사고의 근본원인을 찾아본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철도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통해 철도 안전사고와 장애의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 대책을 세워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송호준 철도노조 정책실장이 발제자로 김철홍 인천대 산업공학과 교수, 이영수 전 운수노동정책연구소 연구원, 유성철 경춘선 민간매각 반대 춘천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 오선근 궤도연대 정책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