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남자친구가 다이아몬드 팔찌를 갖고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 검거하는 웃지 못할 소동이 벌어졌다.

술을 마신 채 차를 몰고 가던 이 '남친'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검문에 음주측정까지 거부해 면허취소 처분을 받게 됐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한 30대 연인이 수도권의 펜션을 찾았다.

그러나 낭만도 잠시, 연인은 심각하게 다퉜다. 여자친구가 왜 기분이 안 좋은지 몰랐던 남성도 화가 나 연인이 잠든 사이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술을 마신 상태였다.

축복이 가득해야 할 성탄절 새벽에 남자친구가 사라진 사실을 알아챈 여성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팔찌까지 보이질 않았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팔찌로, 가격이 무려 1천500만원짜리였다. 어디에 흘리진 않았을까, 온 펜션을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고 결국 휴대전화를 꺼내 112를 눌렀다. 도망간 '남친', 아니 다이아 팔찌 '도둑'을 잡아달라는 신고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문제의 남친인 A(33)씨의 차량을 뒤쫓기 시작했다. 성탄절에 생긴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에 경찰들도 전력을 집중했다고 한다.

A씨는 수차례의 검문에도 불응하며 달아났다. 그러나 경찰관의 끈기에는 당하지 못했다.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반여 만인 25일 오전 7시 35분께 A씨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검문소에서 약 2㎞ 떨어진 지점에서 검거됐다.

다만 A씨는 팔찌를 훔치려는 의사는 없었고 여자친구가 흘린 것을 갖고 있다가 나중에 챙겨주려 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실제로 팔찌를 여자친구에게 돌려줬다.

경찰은 A씨를 당일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했다. 그는 음주 측정 거부로 면허 취소 처분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