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게 된 대우조선해양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최대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신규출자 및 신규대출 방식으로 4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은은 내년 상반기까지 예상되는 대우조선의 자금부족 규모를 6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채권단 지원금 4조2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조8000억원은 대우조선이 자산매각 등 자구계획을 통해 충당하게 된다. 대우조선은 3분기에 해양플랜트 및 해외 자회사 부실을 모두 털어냈기 때문에 이르면 올 4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용석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 본부장은 29일 "2조6000억원 중에서 2조원을 유상증자 및 출자전환으로 자본확충에 나설 것"이라며 "2조6000억원을 신규대출로 지원한 이후 이중 2조원을 출자하거나 유상증자 1조원, 출자전환 1조원을 할지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유동성 지원과 연계한 유상증자, 출자전환 등의 방식으로 자본확충을 단계적으로 실행한다. 내년말까지 유상증자·출자전환으로 2조원을 확충한다. 이를 통해 내년말까지 부채비율을 500% 이하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자본확충을 통해 부채비율이 낮아지면 막혔던 자금 대출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 부채는 17조4550억원(상반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600%가 넘는다. 정 본부장은 "회계법인의 실사결과 올해말까지 부채비율은 4000%까지 올라갈 것"이라면서도 "자본을 2조원 확충할 경우 2016년말에는 부채비율이 42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투자약정사항으로 부채비율 500% 또는 800% 이하를 유지한다는 유지의무비율을 설정해뒀다. 이를 넘어설 경우 회사채 투자자들이 기한이익상실(디폴트)를 선언하고 원금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산은, 수은 등 채권단이 유상증자에 이어 출자전환 카드를 꺼낸 것도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포석이다. 높은 부채비율로 상환 독촉을 받았던 대우조선해양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끄게 됐다.

당장 급한 부족자금도 해결한다. 채권단의 신규대출을 통해 임금체불을 막고, 기자재 대금 납부와 선박 건조비용 등을 충당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연말까지 회사채 3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또 자재대금과 인건비 등을 지급하려면 1조8000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자금 경색이 해결된만큼 앞으로는 생산과 수주 영업에 집중해 경영정상화 속도를 높인다.

신규대출을 통한 지원과 함께 산은, 수은, 무보는 신규 발급 선수금환급보증(RG)의 90%를 각각 1/3씩 공급해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조선사가 대형 선박과 해양 플랜트를 수주하려면 선수금환급보증(Refund Guarantee)이 필요하다. RG는 선주로부터 받는 선수금에 대한 지급보증으로 조선사가 선박을 건조하지 못할 경우 선수금을 선주사에 돌려주는 기능을 한다. 대우조선은 앞으로 차질없이 수주 영업을 할수 있게 됐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기존거래 유지,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외국환 거래 등 회사의 영업활동에 필수적인 금융거래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힘입어 대우조선은 이르면 4분기부터 경영정상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르면 4분기부터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르면 4분기 흑자전환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부터는 확실하게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