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한 병원에서 망막 시술을 받은 환자 3명이 실명(失明)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제주대병원으로부터 눈 시술에 사용한 의료용 가스(C3F8)를 임의제출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 가스는 제주대병원이 2011년부터 망막시술에 사용해왔던 것으로, 지난 1월20일 독일산 의료용 가스가 떨어지면서 중국산 가스로 교체했다.

가스를 교체한 다음 날인 1월 21일 망막이 찢어지는 망막박리 증상으로 왼쪽 눈에 대한 치료 시술을 받은 지모(여·60)씨가 실명했다. 이어 2월 3일 지씨와 같은 시술을 받은 이모씨와 2월 11일 시력 교정 시술을 받은 장모씨가 망막혈관 폐쇄증으로 모두 한쪽 시력을 잃었다.

병원 측은 '실명 원인이 가스의 독성에서 초래됐다고 추정할 수 밖에 없다'는 병원 보험회사 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2월 21일 해당 가스 사용을 중단했다.

경찰은 해당 가스가 제주 이외 다른 지역 몇 곳에 납품됐는지, 추가로 다른 환자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제주도도 지난 8일 제주대 병원에 공문을 통해 “가스 제조사와 가스명을 공개하고 피해자가 실명에 이른 경위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