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부동산 시장에서 신규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거래시장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릴 분위기다. 올해 들어 인기가 꾸준한 분양시장은 10월 들어 역대 최대 물량이 쏟아지는 ‘성수기’가 예고된다. 반면 극에 달한 전세난 때문에 올 들어 급증했던 기존 아파트 거래는 내년으로 예정된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서서히 위축되는 모양새다.

29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0월 전국에서 138개 단지, 10만8045가구(임대, 오피스텔 제외)가 공급된다. 이 같은 물량은 올해 들어 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일 뿐만 아니라 이 회사가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겨울철 비수기 전에 분양을 마무리지으려는 건설사들의 움직임 때문으로 분석된다.

분양 물량이 많아도 시장에서 소화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통계청의 ‘2015 지역별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을 보면 지난 2분기(4∼6월) 전국 초기분양률은 92.2%로, 지난해 4분기 처음 공개(78.3%)된 이래 최고치로 솟구쳤다. 초기분양률은 가구수 30가구 이상이고, 분양 뒤 3∼6개월 사이인 전국의 민간아파트를 전수조사한 수치다. 하반기 분양률은 더 높아질 태세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3만1698가구로 전달인 7월보다 4.5%(1479가구) 줄었다. 수요자가 몰리면서 분양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9월 현재 수도권 새 아파트 분양가는 2014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7.8% 상승했다. 이는 8월 현재 수도권 전체 주택 가격이 전년 동월에 비해 3.78%(한국감정원) 오른 데 비해 2배 이상 높은 상승률이다.

기존 주택과 전세 시장 분위기는 싸늘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9일 현재 아파트 거래량은 8457가구로 9월 한 달 거래량이 여름 비수기인 8월(1만561가구) 거래량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 7월 말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이후 매수심리가 다소 위축됐던 것이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전세난도 좀처럼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저금리로 인해 월세의 전환이 가파르게 진행돼 전세 품귀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저금리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일반화됐고, 그나마 만기가 된 전세는 재계약이 급증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물건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