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 메카 외곽인 미나에서 24일(현지시간) 이슬람권 성지순례(하지) 도중 신도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사고가 발생해 최소 220명이 압사했다.

사우디 현지 언론은 이번 사고로 최소 310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중에는 크게 다친 사람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당국은 현재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으며 순례객이 사고 지점을 피해 우회로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사고는 순례객 수십만 명이 하지 행사 중 하나인 '마귀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이 진행되던 중 벌어졌다.

사우디는 지난 11일 사우디 메카의 그랜드모스크 증축 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무너져 최소 107명이 사망하고 230여 명이 부상한 지 보름도 안 돼 또 다른 대형 참사를 겪었다.

과거에도 사우디에서는 이슬람 성지에서 대형 압사 사고가 수차례 발생했다.

2006년 1월 메카 인근에서 압사 사고로 360여 명이 숨졌고, 2004년에는 성지순례객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244명이 숨지는 폭력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우디 당국은 올해 성지순례에는 사우디 국내외에서 이슬람교도 200만명 정도가 메카와 메디나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성지순례는 이슬람교도가 지켜야 할 5가지 기둥(실천 영역) 가운데 하나다.

이슬람교도는 평생 한 번 이를 수행하는 것을 종교적 의무로 여긴다.

성지순례는 메카 카바 신전 가운데 있는 성석에 입을 맞춘 뒤 주위를 반시계 방향으로 7바퀴 도는 행사로 시작한다. 이후 메카를 떠나 미나 계곡으로 옮겨 텐트를 짓고 기도하면서 하룻밤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