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신진작가 미술품을 구매한다면서 전직 직원들이 보유란 미술품을 감정가보다 높은 값에 매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1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전직 직원들의 작품 55점을 8457만원에 매입했지만 감정가격이 취득가격보다 40%가량 낮았다.

한은은 9월 현재 감정가격 56억9913만원에 달하는 1031점의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직원들의 작품은 55점이다.

박 의원은 "이들 그림을 1점당 150만원 넘는 금액인 총 8457만원을 주고 취득했으나 2012년 감정한 결과 감정가격이 5090만원에 불과했다"며 "직원들의 작품을 고가에 매입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한은은 1996년까지 한은에 근무하다 금융결제원 원장을 지낸 A씨의 서양화 3점을 각각 300만원에 구입했으나 감정가격이 60만원에 불과했다.

또 한은 조사부장에서부터 금융연수원장까지 지낸 B씨의 작품도 200만원에 구입했으나 감정가격이 60만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작성한 '미술품 관리방법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미 취득한 작품 중 두 차례의 감정평가에서 최하등급 평가를 받고 감정가액이 50만 원 이하인 작품을 미술품에서 떼어 장식품으로 분류했다.

이렇게 장식품으로 분류된 작품은 350점으로 이들의 총 취득가액은 7984만원이지만 감정가액은 4074만원에 불과했다. 전직 직원들의 작품은 50만원 이하의 경우에도 미술품으로 분류했다.

박 의원은 "한은이 미술품을 취득해 온 것은 신진작가를 육성한다는 좋은 취지에 따른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 직원들의 작품도 취득할 수는 있다"면서도 "고가로 매입해 손해를 본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