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테슬라 차량 전용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의 기능을 부풀려 광고한 혐의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철퇴를 맞았다.

4일 공정위에 따르면 테슬라의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가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등을 위반했다고 보고 과징금 28억5200만원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테슬라가 2019년 8월 16일부터 최근까지 국내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슈퍼차저 충전 성능, 가솔린 차량 대비 연료비 절감 금액을 거짓·광고했다고 판단했다.

테슬라가 광고한 주행거리는 배터리를 1회 충전해 최대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한 인증 주행거리임에도 그 이상 주행할 수 있는 것처럼 과장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인증 주행거리란 상온 20~30°C에서 도심·고속도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측정 후 도심 55%, 고속 56%의 가중치를 적용한 거리다.

실제 광고 내용보다 주행거리가 길었던 경우는 통상 상온-도심 조건에 한정된다. 다른 대부분 주행 조건에서는 광고보다 주행거리가 짧고, 특히 저온-도심에서는 주행거리가 광고보다 절반 아래로 줄어든 사례도 있다.

테슬라 모델3 롱레이인지 차량의 경우 ‘1회 충전으로 446km 이상 주행 가능’이라고 광고했으나 저온-도심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20.7km로 광고상 주행거리의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테슬라는 미국 홈페이지에는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를 최대 수치로 표시했다.

테슬라 차량 전용 전기차 충전소 슈퍼차저도 문제가 됐다.

테슬라는 ‘슈퍼차저로 30분(또는 15분) 이내에 ㅇㅇㅇ km 충전’ 가능하다고 광고했다. 슈퍼차저의 종류와 시험조건 등을 밝히지 않고 구체적인 주행거리를 포함했다. 슈퍼차저의 최대 충전 속도는 ▲V2 킬로와트(kW) ▲V3 250kW로 V3가 V2보다 2배 이상 빠르다.

해당 광고는 슈퍼차저 V3로 실험한 충전 성능이었으나 V2로는 광고된 충전 성능이 발휘되기 어려워 거짓·과장성이 인정됐다. 특히 광고가 시작된 2019년 8월 16일에는 V2만 국내에 설치돼 있었고 V3의 경우 2021년 3월 31일 이후에 설치됐다.

아울러 충전 효율이 높은 최적의 조건에서 실시된 시험 결과이므로 일상적인 충전 환경에서는 광고한 충전 성능이 발휘되기 어렵다고 봤다. 일반적으로 외부 기온이 낮고 배터리가 많아 충전된 상태에서 충전을 시작할수록 충전 속도가 느려진다.

테슬라 전기차 구매 시 연료비 절감금액도 과장광고로 지적됐다. 테슬라는 충전 비용을 킬로와트/시(kWh) 당 135.53원으로 가정하고 향후 5년간 예상되는 연료비 절감 등으로 주문 과정에서 연료비 절감 금액을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냈다. 하지만 국내 상위 10개 충전사업자의 kWh 당 평균 충전요금은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 기간 동안 완속 191.7원, 급속 255.3원으로 테슬라가 가정한 충전비용(135.53원)보다 완속은 41.4%, 급속은 88.3% 높다.

공정위는 이밖에도 ▲주문을 취소한 소비자에게 10만원 씩 위약금을 징수한 것 ▲온라인으로 주문취소를 할 수 없게 한 행위 ▲주문취소의 기한과 방법, 효과에관한 정보 제공 의무 위반 행위 ▲이용약관을 온라인몰 초기 화면에서 제공하지 않은 행위 등도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