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지역 곳곳에서 격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장기전에 돌입할 각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전선은 우크라이나측에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전보장회의 의장은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다"며 러시아와의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를 중심으로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포격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에도 상황은 계속 안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에 뺏긴 세베로도네츠크 영토 20%를 탈환했다고 밝힌 지 불과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전황이 악화됐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밤 러시아군이 20개 이상의 마을에 포격을 가했고 민간이 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이번 포격의 목표를 민간인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세베로도네츠크 다음 목표로 예상되는 슬로뱐스크 지역으로 러시아군이 이미 진격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했다. 슬로뱐스크는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서쪽으로 85km 떨어진 지역이다.

우크라이나는 또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국가의 주요 정유공장과 저장소가 파괴돼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다닐로프는 "많은 공장과 기업들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생산을 중단했다"며 "우리가 언제까지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재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닐로프는 절망속에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첨단 무기를 지원해 준다면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한 장기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지금 우리는 무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러시아군의 공격에 적절히 반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방으로부터 곧 무기가 도착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일시적으로 영토를 잃는 것은 비극이 아니다. 진정한 비극은 나라를 잃는 것이고 결국 우리는 잃은 영토를 되찾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주 400억달러(약 50조2400억원) 규모 무기 지원책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에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을 포함한 새로운 무기 공급을 하겠다고 밝혔다.

영국도 이날 미국과 협력해 우크라이나에 사거리 최대 80㎞ 다연장 로켓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서방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무기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과 큰 전력차를 보이는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서방 무기가 도착하는 것이 전세를 역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