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인 비트코인(BTC) 가격이 처음으로 개당 4000만원을 넘긴 가운데 검찰이 범죄수익으로 몰수해 보관한 비트코인 가격도 3년8개월 만에 무려 15배나 뛰었다. 검찰은 관련 규정이 없어 공매 처분을 미뤄온 비트코인을 법 개정에 따라 올 3월 매각할 예정이다.

7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2017년 5월 음란물 사이트 운영업자 안모씨로부터 몰수한 비트코인 191개를 보관 중이다. 사건은 201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안씨는 그해 12월부터 2017년까지 미국에 서버를 두고 회원 121만명을 모집해 막대한 양의 음란물을 유통했다. 이 과정에서 사이트 이용요금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도록 유도했다.

경찰은 이를 범죄수익으로 규정했다. 수사기관 최초로 216비트코인을 압수해 이 중 191비트코인을 재판 과정에서 범죄수익으로 인정받았다. 대법원도 2018년 5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안씨에게 징역 1년6월과 191비트코인 몰수, 6억9000여만원 추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이라고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판결은 가상화폐에 대해 몰수 결정을 내린 첫 확정판결이자 비트코인 투기 광풍이 불어닥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검찰은 관련 규정이 없어 이를 2년7개월 넘도록 국고에 귀속하지 못했다. 가상화폐의 가치를 어떻게 매기고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 사이 가치는 5억원에서 76억원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

다행히 올 3월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돼 공매 등 처분절차를 밟게 된다. 개정안은 가상자산에 대한 조문을 추가해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검찰은 해당 비트코인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공매 위탁할지, 직접 사설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매각할지를 놓고 검토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