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인한 각국의 봉쇄로 고전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빅딜’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면 단숨에 세계 10위권의 국적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지만, 아시아나의 막대한 부채와 주주·노조 반발 등이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를 열고 한진그룹의 아시아나 인수 추진을 공식화할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대한항공도 이날 공시한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 채권단 등과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산경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16일에 맞춰 이사회를 열어 인수 문제를 논의한 뒤 다음 주 초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두 대형 항공사 간 빅딜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로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도 부위원장은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뒤 기자들을 만나 “고용 안정,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의 측면에서 산업은행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한진그룹 내의 별도 항공사로 운영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분위기다. 한진칼이 지주사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물론 기존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를 거느리는 방식이다. 이 경우 두 대형항공사가 합병해 촉발될 시장 독과점 문제 등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아시아나의 막대한 부채부터가 걸림돌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은 2291%다. 인수설이 알려지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맞서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즉각 반발했다. 두 항공사 노동조합도 긴급회동을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