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사례가 2건 신고됐다. 방역당국이 감시 체계를 가동한 지 하루 만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6일 0시 기준으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사례가 2건 신고됐다고 밝혔다. 두 사례 모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PCR) 검사에서는 양성이 나오지 않았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건 모두 서울 지역 의료기관에서 신고됐고, 10세 미만 1명과 10대 1명”이라면서 “10세 미만 1명은 현재로서는 신고대상 정의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일단 조사대상에 포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2건 모두 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이 나오진 않았지만 발병시기가 오래전일 수도 있는 만큼 항체 형성 여부나 가족이나 접촉자 가운데 코로나19 환자가 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올 4월 유럽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소아 특이사례로 처음 보고됐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해 지난 23일 기준으로 발병 국가는 13개국으로 늘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사망 사례가 나왔다. 미국에서는 20대 성인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환자들은 보통 고열과 피부발진을 보였고, 심한 경우 심장동맥 염증까지 동반하는 독성 쇼크나 가와사키병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는 이 질환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고 가정하고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어린이 환자는 코로나19에서는 음성, 항체 반응 검사에서는 양성으로 나타나 이 질환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따른 이상 면역 반응의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가와사키병은 주 발생 연령이 대개 5세 이하인데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세계보건기구가 연령대를 19세까지 올려놨고, 미국 CDC는 성인의 발생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많은 것이 밝혀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소아 괴질’이라는 표현 대신 세계보건기구의 용어인 ‘다기관염증증후군’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