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에쓰오일이 올 1·4분기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창사 이후 최악의 분기실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정유사의 실적악화가 예견되기는 했지만 에쓰오일의 실적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쇼크’ 수준이다. ★관련기사 13면

에쓰오일은 1·4분기 연결 기준 1조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 1976년 에쓰오일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이다. 종전 분기 영업손실 최고 기록인 2018년 4·4분기의 3,335억원보다 3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액은 5조1,98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한참 밑도는 실적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1·4분기 매출 5조5,271억원, 영업손실 4,7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예상치의 2배가 넘는 적자를 낸 것이다.

에쓰오일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항공유·휘발유 등 운송용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정유제품 수요가 급격하게 하락해 정제마진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등의 영향으로 정유 부문에서만 1조1,9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쓰오일의 실적발표 이후에도 정유업계의 어닝쇼크는 계속된다. 29일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오일뱅크는 4,000억원, 다음달 6일 발표하는 SK이노베이션은 7,5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5월 둘째주로 예상되는 GS칼텍스도 5,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불가피하다. 각 정유사가 운영하는 화학 부문까지 합친 실적으로 업계에서는 정유 부문의 실적만 따졌을 때 적자폭이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4년 4·4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