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국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주재한 당정회의(정부·여당 연락회의)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23~25일 중국을 방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베 총리는 "중국에선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 외에 중일 및 한일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라며 "미래지향의 한중일 협력을 총괄하는 동시에 북한 문제를 비롯한 지역 정세, 국제사회가 직면한 여러 과제에 대해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 기간 한일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작년 9월 미국 유엔총회 계기 회담 이후 처음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지난 6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베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려 했었지만, 당시 일본 측은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배상 판결 등을 문제 삼아 회담을 거부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후 올 9월 유엔총회와 지난달 초 태국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도 나란히 참석했으나, 공식 정상회담으론 이어지지 못했다.

대신 두 정상은 지난달 4일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대기실에서 약 10~11분간 비공식 환담을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 측은 한일 정상이 당시 환담을 통해 '양국 간 현안을 대화로 해결하자'는 원칙에 공감했다고 밝힌 반면, 일본 측은 '징용피해자 관련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설명했을 뿐'이란 입장을 내놔 온도차를 드러냈었다.

현재 일본 정부는 "한국 내 징용 피해자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모두 해결됐다"며 "한국 대법원의 관련 판결은 청구권협정 위반이자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징용 피해자 관련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는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린다.

아베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15~17일엔 인도를 방문,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