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대표단이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에 착수했다.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부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컨퍼런스 시설인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에서 협상에 돌입했다.

북미 대표단은 오전중 각각 차량을 타고 협상장 앞 도로를 통과했으며, 실무 협상이 진행 장소 주변은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는 등 삼엄한 경비가 이루어졌다.

협상을 이어가던 도중 낮 12시께 김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측 대표단이 협상장을 빠져나와 북한 대사관으로 향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대사는 협상이 끝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으며, 협상의 내용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는 "두고 봅시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후 북측 대표단 차량 2대는 20분만에 다시 협상장으로 돌아왔으나 김 대사등 북측 대표단이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 대표단 측은 아직 협상장에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지난 2월말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여만이다. 양측은 지난 6월에도 다시 협상을 재개하려는 노력을 했으나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연속 발사로 성사가 미뤄졌다.

실무협상에 앞서 전날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와 권정근 북한 외무성 전 미국담당 국장은 예비 접촉을 가졌다. 예비 접촉에서는 비핵화 조치와 그에 따른 상응 조치 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회의 일정을 이날(5일) 하루 일정으로 개최키로 합의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실무협상에서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이행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측이 요구하는 '단계적 합의-단계적 이행' 기조를 미국이 수용하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길 기대했으나 미국은 여전히 비핵화의 최종상태를 정의하고 로드맵을 마련하는 '포괄적 합의'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2월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 7개월만에 재개된 이번 협상에서 북한과 미국이 어떤 새로운 카드를 공개할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