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처리 과정에서 벌어진 여야간의 몸싸움과 관련해, 최근 경찰의 소환 조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양측이 서로 맞고소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소환에 응해 조사를 받고 있으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불참하고 있다. '몸사리기'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사진)과 윤준호 의원은 17일 각각 오전 10시와 오후 4시에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출석, 관련 조사를 받았다. 표 의원은 "국민의 한사람으로 성실하게 있는 그대로를 답하고 조사에 임하겠다"며 "4월 25·26일에 걸쳐 벌어진 국회법 위반사태, 폭력 사태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소상하게 진술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전날에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두 사람은 한국당의 국회 불법점거로 인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회의장에 진입하지 못했고, 이로인해 당시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법안 처리를 하지 못한만큼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송기헌 의원의 경우 오는 23일 출석을 앞둔 상태다.

하지만 한국당은 당 차원에서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기로 정해, 조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패스트트랙을 온몸으로 막아낸 한국당이 아무래도 경찰조사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7일 "여당 의원과 무늬만 야당인 의원들이 사실상 경찰 견학을 다녀오는 출석놀이로 경찰의 야당 겁박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며 "국회를 행정부 예속시켜서 스스로 권한을 저버리고 정권에 충성하는 영혼없는 국회의원을 택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야당 탄압 프레임을 세우면서 버티기에 돌입한 것으로 비치는 대목이다.

경찰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한 혐의로 한국당의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의원에게 지난달 27일 소환통보 했으나, 한국당 의원들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9일에도 김정재, 박성중, 백승주, 이만희, 이종배, 김규환, 민경욱, 이은재, 송언석 의원 등 9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현재 경찰은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의원 4명에게 2차 출석 요구서를 보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