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자동차 카메라 등에 활용되는 이미지센서 신제품을 공개하고 2030년(삼성의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목표 시점) 이전에라도 이 부문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소니가 3년간 6000억엔(약 6조4600억원)을 투입해 연구개발(R&D)과 증설에 나서는 등 '1위 수성'을 위해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공격적 투자·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두 기업의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9일 서울 태평로빌딩에서 신제품 설명회를 열고 0.8㎛(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초소형 픽셀을 적용한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신제품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6400만 화소)'과 '아이소셀 브라이트 GM2(4800만 화소)'를 공개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외부 이미지를 디지털신호로 전환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스마트폰·자동차·디지털카메라 등에 활용된다. 픽셀은 디지털이미지를 이루는 최소 단위로 아이소셀 브라이트의 경우 픽셀 6400만개가 한 장의 이미지를 구현하게 된다.

소니는 0.8㎛의 픽셀을 활용해 4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를 만들고 있다. 6400만 화소를 적용해 이미지센서를 만든 건 삼성전자가 처음이고, 화소가 많은 만큼 다른 이미지센서보다 정밀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GM2는 4800만 화소로 크기가 작아 카메라 높이(두께)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신제품에는 삼성전자의 특허기술인 '아이소셀 플러스'가 적용됐는데, 이 기술은 분리막을 만들어 빛의 손실·간섭·산란을 줄인다. 픽셀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빛의 손실과 간섭이 심해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번 신제품에는 또 4개의 픽셀을 1개처럼 동작시켜 감도를 4배 높이는 '테트라셀' 기술이 적용돼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은 이미지 촬영이 가능하다. 빛의 양이 너무 많거나 적은 환경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색 표현력은 높이고, 노이즈는 최소화하는 'DCG(Dual Conversion Gain)' 기능도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두 제품을 올해 하반기 양산할 계획이다. 이번 제품 출시로 0.8㎛ 픽셀 이미지센서 라인업을 2000만 화소부터 3200만·4800만·6400만 화소까지 확대하면서 이미지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동안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 주로 활용돼 왔는데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5G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상용화될수록 쓰임새가 늘어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스마트폰에도 카메라를 여러 개 넣는 게 추세가 되면서 수요 확산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은 지난해 137억달러(약 16조2000억원)에서 2022년 19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2030년까지 메모리(D램·낸드)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에서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런 전략을 달성할 핵심 사업이 이미지센서, 모바일AP, 파운드리 등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소니를 조기에 따라잡기 위해 이미지센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초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센서 관련 팀을 한군데로 모아 센서사업팀을 구성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2030년 (삼성전자의 달성 목표인) 시스템반도체 1위는 제 입장에서는 늦다. (센서에서는) 그 전에 더 빨리 (1위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