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수익률이 기금 설치 이후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2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연간 운용수익률은 -0.92%로 잠정 집계됐다. 1988년 기금 설치 후 연간 수익률로는 가장 낮은 수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0.18%를 기록한 데 이어 10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이로 인한 손실액은 5조9000억원이다.

자산별로는 국내주식 수익률이 -16.77%, 해외주식은 -6.19%였다. 그나마 부동산 등 대체투자 수익률이 11.8%로 양호했고, 국내 채권(4.85%)과 해외채권(4.21%)도 수익을 냈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각국의 통화긴축, 부실 신흥국의 신용위험 고조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출렁인 것이 수익률을 악화시킨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코스피는 연말 기준으로 연초 대비 17.28%, 글로벌 주식시장을 보여주는 MSCI ACWI(한국 제외)는 9.2% 하락했다. 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자산 내 주식비중이 50%에 육박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인 캘퍼스, 일본 공적연금 등도 지난해 각각 -3.5%, -7.7% 수익률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며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2월 말 수익률은 4%를 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 운용보다 위탁운용 수익률이 더 낮다”며 “자산 중 45%가 위탁운용되는데, 자산운용사들이 종목 선정이나 센터 비중 조정을 잘못해 부진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중장기 성과를 기준으로 볼 때 수익률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3.48%, 5년 평균 수익률은 3.97%, 기금 설치 후 수익률은 5.24%다. 안 본부장은 “해외투자 비중을 2023년까지 45%로 높이고, 부동산·인프라 부문에서 장기적 수익성이 높은 유망 투자처를 적극 발굴하는 등 투자 다변화를 지속 추진해 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