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지도부가 20일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중국 상하이 독립운동 현장을 방문하고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선조들의 민주공화국 꿈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번 상하이 방문에는 정동영 당대표, 장병완 원내대표를 포함해 민영삼·서진희·양미강·최경환·허영 최고위원과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동행했다.

평화당은 이날 오후 중국 상하이 영안백화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세미나를 잇따라 열었다.

영안백화점은 1919년 4월 상하이 임시정부가 출범한 이후 임정 요인들이 해마다 1월 1일 신년축하모임을 열고 독립운동 방향을 논의한 장소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100년전 선조들은 자주독립과 민주공화국을 꿈꿨다. 하지만 100년전 선조들의 꿈은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자주독립, 통일, 민주공화국의 꿈을 계승하는 것이 동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독립운동가를 언급하며 "일장기를 흔들며 일본 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던 사람들이 아직도 한반도 남쪽에서 활개치는 상황을 보면서 가슴 아플 것"이라며 "허리가 잘린채 분단과 적대의 70년을 극복하지 못하는 후손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임정 현장에서 최고위를 열면서 평화당은 새롭게 다짐한다. 민주, 평화, 평등, 개혁, 민생이라는 창당 5대 가치, 5가지 깃발을 다시 한 번 가슴 속에 새기면서 창당 정신을 완수하는 것이 100년 전 선조들이 꿈꿨던 자주 독립의 꿈과 민주공화국의 꿈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 원내대표는 "100년의 역사를 성찰하고 새로운 영광의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올해가 동아시아 3국이 평화 공동체를 구축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민족은 100년간 주권 상실, 독립, 분단, 전쟁, 산업화, 민주화를 겪었다"며 "이처럼 다사다난한 질곡의 역사를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조국 광복의 희망을 놓지 않았던 독립투사 선조들에게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양 평화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안중근 의사는 대한민국과 중국, 일본이 대등한 국가로 상호존중하고 평화를 존중하는 동아시아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고 설파했다"고 전했다.

평화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일제 잔재·문화 청산 특별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문화 청산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자 한다"며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문화 청산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원회의 직후 열린 기념세미나에는 당 지도부를 비롯해 독립운동가 나창헌·윤봉길·이상룡 의사의 후손들이 참석해 독립운동 정신 계승과 친일 잔재 청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세미나에서 "2019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비춰보는 거울이 바로 상하이 임정이다. 역사가 거울인 이유다"라며 "역사는 칼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역사는 우리에게 보복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일파 후손이 유학파가 되고, 유학파 자녀가 고등관료가 되면서 3대에서 4대에 걸쳐 호사를 누리는 세상은 불의한 세상이다"라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 후손이 무학자, 무학자의 후손이 서울역 지게꾼이 되는 불의한 사회를 바꾸는 것, 이것이 정의를 세우는 것이고 순국한 선열에게 최소한 보답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시정부의 정신을 오롯이 계승한 것이 5·18이다"라며 "이러한 5·18 시민을 짓밟은 극우 보수세력에 대해서 임정 요인들은 하늘에서 개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원내대표는 "뿌리 없는 꽃과 열매가 없듯이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대국이 된 것은 상하이에서 삶을 바친 조상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각박하다고 해서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들의 부국강병, 자주독립의 정신을 몰각하고 근본을 망각한다면 천추의 불효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당 지도부는 이날 당 회의와 세미나에 앞서 독립운동 활동이 이뤄졌던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윤봉길 의사 의거지인 루쉰공원(옛 홍커우공원), 영안백화점 옥상을 차례로 둘러봤다.

당 지도부는 이날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임시정부 수립배경과 초기 임시정부 요인, 한인애국단 활동에 대한 현장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특히 정 대표는 윤봉길·이봉창 의사의 의거와 관련해 당시 상황을 물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임시정부 청사에 마련된 방명록에 "자주독립통일 민주공화국 100년의 꿈을 민주평화당이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장 원내대표는 "독립운동의 성전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100년의 번영을 설계하겠다는 각오를 다집니다"라고 썼다.

이어 이들은 루쉰공원을 방문해 현장에 마련된 윤봉길 의사 기념관 내 흉상 앞에서 묵념을 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24살 청년의 그같은 순수한 조국애가 있었기 때문에, 독립과 자유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던진 윤 의사의 뜨거운 피가 있었기에 우리 민족이 세계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다"며 "윤 의사의 숭고했던 정신과 희생을 기리면서 저희들도 옷길을 여미며 살아있는 동안 이 민족과 나라의 온전한 민주공화국의 완성, 조국 통일의 완성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탤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또 영안백화점 옥상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평화통일 이룩하자", "상해임정 기억하자"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1박 2일 간 상하이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는 내일(21일) 만국묘원, 위안부 기념관을 방문하고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간담회를 연 뒤 귀국할 예정이다.